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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색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 지점들
개발자로 살면서 마주하는 진짜 어려운 문제들은 의외로 구글이나 스택 오버플로우에 답이 없습니다. 우리 팀만의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 꼬여버린 레거시 코드, 그리고 특정 산업 도메인에서만 발생하는 기괴한 이슈들. 이런 것들은 결국 혼자 끙끙대며 코드를 파헤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풀리는 숙제들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 과정에서 참 많이 지치기도 했습니다. "다들 이렇게 고생하면서 배우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어도 내 맥락을 다 설명하는 데만 한나절이 걸릴 것 같아 포기하곤 했죠. 그렇게 에너지를 쏟아붓는 게 당연한 줄 알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 가볍게 시작해서 깊숙이 이식하기까지
처음엔 그저 신기해서 써본 ChatGPT와 Gemini였습니다. 그러다 '이걸 내 터미널 안으로 가져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Gemini CLI를 만져보고, 개인적인 메모 도구인 Obsidian과 엮어보면서 조금씩 재미를 붙였습니다.
그러다 회사에서 Claude Code를 정식으로 업무에 써보게 되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제 작업 방식을 많이 바꿔놓았습니다. 가장 좋았던 건 '실체를 빨리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기획자나 디자이너와 모호한 개념을 두고 말로만 씨름했다면, 이제는 Claude Code로 후다닥 만든 초안을 띄워놓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느낌 맞나요?"라고 물으면 대화가 훨씬 명확해지더군요.
3. PR 리뷰라는 병목을 마주하며
도구를 쓰니 확실히 코드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빨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가 쏟아내는 수많은 PR을 동료들이 검토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시작한 거죠. "코드는 금방 짜는데, 리뷰는 왜 이렇게 밀릴까?"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렇다고 AI한테 리뷰를 다 맡기자니, 아직은 그 친구의 할루시네이션(거짓말)을 100% 믿을 순 없었습니다. 실제로 리팩토링 과정에서 미세한 로직이 누락되는 걸 보고 식겁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AI에게 '리뷰' 대신 '설명'을 시켰습니다.
- PR Description 스킬: 제가 PR 본문을 직접 채우는 대신, AI가 작업 내용을 읽고 Mermaid 구조도로 그려주게 했습니다. 리뷰어는 복잡한 코드를 읽기 전에 그림부터 봅니다. "아, 이 로직이 이렇게 흘러가는구나"를 먼저 이해하고 코드를 보니 소통 비용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 테스트와 문서화: 귀찮지만 꼭 해야 하는 유닛 테스트, 컴포넌트 목(Mock) 데이터 만들기, 그리고 금방 낡아버리는 문서들을 관리하는 데 AI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예전엔 "나중에 해야지" 하며 미뤄두던 일들을 그때그때 처리할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
4. 결국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가끔은 그런 생각도 듭니다. 예전엔 며칠씩 밤새워 고민하던 일들을 이제는 몇 초 만에 척척 해내는 걸 보며 묘한 허탈감이 들기도 하죠. "내가 쌓아온 숙련도는 이제 의미가 없나?"라는 고민도 잠시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하는 일의 본질은 코드를 치는 행위가 아니라 '문제를 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인 문서화나 단순한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작성에 쓰던 에너지를 아껴서, 더 높은 수준의 아키텍처를 고민하고 팀원들과 더 질 높은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게 진짜 엔지니어링 아닐까요.
요즘은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AI가 만든 결과물을 우리 시스템에 더 견고하게 안착시키는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 같은 개념들에도 슬쩍 눈길이 갑니다. 단순히 빨리 만드는 걸 넘어,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공정을 통제할 수 있을지 가볍게 고민해보는 거죠.
결국 AI는 제 일을 뺏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제가 더 중요한 고민을 할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조력자 같은 느낌입니다. 이제는 이 도구를 어떻게 더 체계적으로 다룰지, 어떻게 하면 팀 전체의 DX(개발자 경험)를 더 높일 수 있을지를 조금 더 깊게 파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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